알바경험담
서러워서 끄적여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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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_25199**8
2024-05-20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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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주의!!
긴 글이 싫다면 맨 밑으로 내려주세요

면접 보러 갔을 때 직원이 '우리는 근로계약서 쓸거다 여기 일이 힘들어서 일하다가 그만두는 애들이 많다 그래서 최소 3개월은 일하고 나가야 한다'라고 했음
나는 좋아하는 가게기도 하고 집 근처라서 최대한 일 할 생각으로 갔기에 3개월 이상도 가능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음

그러고 일하러 간 첫 날에 근로계약서 쓰지도 않았고 언제 쓰냐고 물어볼 틈도 없이 지나감(그 이후로도 종종 까먹어서 2주 지났을 때쯤엔 걍 포기함)

일하는 기간동안 찜찜한 구석이 좀 있었음
새 알바가 오면 한동안은 손님이 적다고 함
그럴 때가 많이 없어서 자기들은 그럴 때 평소에는 못하는 청소를 한다고 함(기본적으로 쓸고 닦는거 제외)

어딜 가나 청소는 하기때문에 당연히 알바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여기선 이상하게도 좀 부당하다는 느낌을 받음

그 이유가 뭐냐하면..

처음 갔을 때 겉으로 보기엔 나쁘지 않음 엄청 지저분하고 더럽다는 느낌보단 좀 더럽긴 한데 테이블 위나 의자 위는 괜찮으니까 딱히 상관없다는 느낌임
=아래쪽부터 바닥을 보면 굉장히 더러움(위쪽은 인테리어때문에 더럽다는 느낌이 확 와닿지 않음)

그렇기에 '여긴 자주 청소를 하진 않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자기들은 그렇게 매 달 청소를 한다면서 화장실 바닥에 떼 끼어 있는걸 행주와 퐁퐁으로 닦으라고 했음 행주로 힘 주면 사라지니까 하라고 보내던데 몇 달 정도 안닦았을 정도로 더러웠고 잘 지워지지도 않았음

화장실 바닥만 청소하는데 1시간 넘게 걸림
막 얼굴 빨개지고 헥헥 거리면서 닦고 있으니까 사장이 지나가면서 그정도만 닦아도 되겠다면서 그만하라고 함(ㄹㅇ 죽는 줄 알았음..)

근데 이건 시작에 불과했음....
이후로도 사람 없으면 매일 청소하는 곳말고 돌아가면서 청소하는 곳 중 한 곳씩 눈에 띄는 곳부터 청소하기 시작함

화장실 바닥과 더불어 밥솥도 많이 더러웠음
최소 반년정도는 안닦은게 티가 팍팍 나는데 갑자기 닦으라고 해서 열심히 닦음
행주랑 세제로 닦는데 이미 얼룩져서 안지워짐
손톱 부러질 정도로 박박 닦으니까 큰 자국은 사라지긴 함 작은건 끝까지 안닦임

밥솥이 여러 갠데 최대한 깨끗하게 전부 다 닦으려고 노려보던 중에 사장이 갑자기 냉장고 닦으라고 함;;
밥솥 아직이라고 말하는데도 듣지도 않고 닦으라고 말만 하고 가버림

까라면 까야지
어쩔 수 없이 냉장고 닦는데 냉장고도 여러 대임
바깥부터 안까지 닦는데 이건 그나마 편했음

열심히 다 닦고 들어왔더니 사장 하는 말
'밥솥 아직 다 안닦았어요?', '앞에만 닦은거에요?'
아니..애초에 다 안닦았는데 냉장고 닦으라고 한 사람이 누군데..

다시 닦고 닦고...퇴근하기 직전까지 열심히 닦았음

몇달간 청소한 흔적이 없는데 나보곤 매번 청소하는거라고 나한테만 시키니까 의심이 됨

별의별 잡다한 노가다나 청소를 전부 나한테 시키는데 처음에는 내가 새로 들어왔으니까 알려주려고 시키는거라 생각했음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차피 나도 몇 달 못 버티고 나갈거 같으니까 나가기 전에 평소에 잘 안하는 청소 나한테 다 시킨 거 같음 어차피 알려줘야 하기도 하니까 겸사겸사..

지금도 돈때문에 어쩔 수 없이 좀 더 다니고 있는데 이젠 청소는 그러려니 하면서 함
어차피 내가 다 떠안을거 할 때마다 기분 나쁘면 일 못하니까 힘들고 더럽고 서러워도 참으면서 함

그거 적응하고 나니까 이젠 같이 일하는 사람이랑 부딪힘
평일 오픈, 미들, 마감 / 주말 오픈, 미들, 마감 이런 식으로 사람 쓰는 듯한데 난 평일 미들임
항상 평일 오픈하는 사람이랑 같이 일하는데 첫 한달 동안은 오픈하는 사람이랑 일하는게 너무 괴로웠음

이 사람 성격이 까탈스럽고 앙칼지고 신경질적임
그래서 처음엔 그 사람이 하는 말에 상처도 많이 받음
그래도 계속 같이 일할 사람이고 알바라기보단 정직원 느낌이라서 최대한 잘 풀어보려고 노력했음

그 노력이 통했는지 이젠 그 사람이랑은 일하는게 편함 근데 다른 시간대에 일하는 알바들이랑 조금씩 부딪히게 됨(아무래도 한번씩 대타 뛸 때 만나기때문에 어쩔 수 없는걸 감안하고는 있음)

다들 이 가게에서 오래 일한 사람들이라고 함
그래서 사장이랑 친하고 오자마자 일하는 내내 수다 떨고 있음 그러면서도 자기 할 일은 하긴 함
근데 처음엔 안그러더니 같이 일하는 날이 늘어날수록 내가 하는 일이 더 많아짐(위에서 말한 청소 제외)

우리가게에서 알바들이 하는 업무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주방 제외 홀서빙이 두 갈래로 나뉨
안쪽에서 식기관리, 음식셋팅, 주방보조하는 홀서빙과 바깥에서 음식 서빙하고 테이블 정리, 결제하는 홀서빙이 있음

안쪽이 많이 빡셈 오래 일한 사람들은 그냥 안쪽에서 사장님이랑 수다 떨면서 일하는데 소스 채우거나 에피타이저 준비하는건 안쪽에서 할수도 있는건데 굳이 바깥쪽 사람한테 부탁을 빙자한 명령을 함

보통은 그냥 같이 하니까 나도 군말없이 번갈아가면서 함 근데 얘넨 계속 나한테 시킴
에피타이저 준비하는데 1분이면 됨
그럼 수다 떨고 준비 느긋하게 하는 사람이 그것도 같이 할 수 있지 않나 싶음

근데 바깥에서 테이블 정리하고 왔다갔다 하는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정의 내린 것처럼 행동함
그럴거면 애초부터 안쪽에서 하는 일 바깥쪽에서 하는 일 정해놓고 한번씩 좀 도와줘라 이렇게 설명해주면 좀 좋겠나(일하다보면 상황이나 여러 이유때문에 그런게 힘들다는거 아는데 이럴 땐 좀 답답함)

그러고 에피타이저가 제 때 안가거나 아예 안나가 있으면 다 내 탓임
왜 안나갔냐고 뭐라하는데 그 때마다 내가 구구절절 이래서 못했고 저래서 못했고 이러면 귀찮아지니까 죄송합니다 하고 끝냄(이러면 안되는거였음)

이게 몇 번 반복되니까 사장은 내가 제대로 못한다고 자꾸 나만 확인하려고 함
내가 온지 얼마 안됐고 실수도 많으니까 어떤 일이 생기면 나한테 먼저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말함

다른 타임 알바들이 느긋하게 식사준비하고 기물관리하면 아무 말도 안함 그렇게 해서 밀리는데도 뭐라 안하고 걔네가 뭔가 실수하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넘어감

참 서럽더라..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다 신참이니까 그렇지 견뎌라 이렇게 혼자 되뇌는데 그래도 서글픈건 어쩔 수 없네

-요약-

1. 근로계약서 쓴다고 구라핑
2. 평소에 잘 청소하지 않는 곳을 나한테만 시킴
2-1. 제대로 된 청소도구 없이 행주와 철수세미 퐁퐁만으로 모든 청소를 하라고 함
3. 같이 일하는 알바 편애
3-1. 오래 일한 알바들은 실수해도 쿨하게 넘어가지만 나는 신참이니까 그러지 않음
3-2. 오래 일한 애들이 한 실수도 내 탓/오래 일한 애들이 느긋하게 일하는 만큼 남은 일들은 다 내 꼬><

더럽고 치사해서 성공하고 만다 ;>
댓글 6
  • 첫댓글
    NV_35539**2
    2024-05-2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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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마음인지 너무나도 잘 느껴짐.... 말없이 열심히 하면 호구되는 더러운 세상 애교많고 적당히 일하는 애들이 더 예쁨 받는 세상 아 빡친다 진짜....

  • 프로댓글러
    2024-05-20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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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럽고 치사한 세상에서 성공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 있을까요.

  • KA_25199**8
    2024-05-20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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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마다 성공의 기준이 다르잖아요 :≫

  • NV_42453**9
    2024-05-20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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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우 증말 열받으시겠어요,, 꼭 힘내서 성공하세요 !!

  • o774**0
    2024-05-20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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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해도 소용없다는 서운함을 모는것도 조심하세요.

  • KA_43703**7
    2024-05-20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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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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